Short-form Contenst and the Desires of the MZ Generation

김치호 교수
한양대학교 ERICA학술정보관 / 문화콘텐츠학과

 

“For sale: baby shoes, never worn.” 헤밍웨이가 작성했다고 알려진 6 단어의 소설, 플래시 픽션의 사례이다. 헤밍웨이는 단어 6개로 감동을 줄 수 있는 단편소설 짓기의 내기를 했고, 그는 작가가 되기 전 접했던 아기의 사망 후 아기 옷을 판매하는 기사를 접했던 것을 기어가며 단어를 적어 내려갔다. 플래시 픽션은 아주 짤막한 스토리로 헤밍웨이의 6 단어 소설뿐만 아니라 우리가 잘 아는 이솝우화의 일부도 이에 속한다. 

2001년부터 2002년까지 인터넷으로 공개된 The Hire를 포함한 10분 이하의 8개 시리즈는 숏폼콘텐츠이고 브랜디드콘텐츠의 사례이다. 이 콘텐츠는 차량 BMW를 홍보하는 BMW 필림시리즈이고, 클아이브 오웬이 주연이었고, 가수 마돈나도 출연하기도 하였다. 이보다는 길지만 2011년 박찬욱 감독이 아이폰만을 이용하여 촬영한 33분 길이의 <파란만장>은 베를린국제영화제 단편경쟁부문에서 황금곰상을 받기도 하였다. 

그동안 30분, 10분 이하의 콘텐츠, 6단어의 소설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주변에 있었고, 공유하는 방식은 달랐지만, 화제가 된 콘텐츠는 패러디가 되고, 다른 참여자들에게 재창작되어 전달되고 유통되었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콘텐츠들이 이어져 지금의 숏폼콘텐츠로 연결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숏폼 동영상, 숏폼콘텐츠는 이제 많은 인기를 얻고 있고, 특히 밀레니얼이나 Z세대에게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숏폼콘텐츠의 인기가 얻는 이유는 크게는 두 가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디바이스의 변화이고, 두 번째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트렌드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첫 번째 디바이스의 변화는 집이나 거실에서 TV를 통해서만 시청하던 콘텐츠가 모바일이나 태블릿 등 다양한 디바이스로 외부에서 이동 중에 시청할 수 있는 것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집 안에서도 가족이 각자의 방에서 각기 다른 콘텐츠를 각자가 소유한 디바이스로 시청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콘텐츠 소비 트렌드의 변화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많은 소비자가 흔히 아는 스낵컬쳐에 익숙해지면서 텍스트, 이미지, 영상을 길게 보는 것을 힘들어하고 짧게 소비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텍스트나 이미지 보다는 영상을 선호하는 트렌드도 늘고 있으며, 젊은 세대는 검색 자체도 영상사이트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Z세대는 정말 짧은 콘텐츠를 선호하고, 단지 시청하는 것만을 넘어서 콘텐츠제작에 참여하고 SNS를 통해 공유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Time is Ticking

최근 틱톡(Tik Tok)의 미국 내 제재와 매각에 대한 이슈로 세계가 떠들썩하다. 틱톡은 15초짜리 짧은 영상을 만들어 공유하는 소셜미디어앱으로서 2018년부터 꾸준히 다운로드 수가 증가하여 유튜브, 페이스북의 수를 넘어서고, 세계 누적 20억회를 넘었으며 150여 개국에서 월간 8억명이 이용하고 있다. 틱톡의 모회사는 중국인 장위밍이 2012년에 설립한 바이트댄스로서 현재 기업가치가 약 500억 달러(59조 60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헌데,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이 미국의 안보 위협을 하고 있으며 미국인의 개인정보가 중국 당국에 넘어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틱톡은 본사를 베이징에서 런던으로 이전을 추진하고, 이전에 디즈니 임원 출신인 케빈 메이어를 영입하는 노력했지만, 이슈가 계속되자 결국 매각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출처: Sensor Tower / The Hollywood Reporter

 

커져가는 숏확행 트렌드

틱톡의 이슈는 화웨이와 더불어 글로벌시장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 것이 주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콘텐츠의 소비가 이전보다 빠르게 일어나고, 영상도 빠르게 보는 현상, 즉 스낵컬쳐의 영향에 힘입어 짧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는 “숏확행”을 추구하는 성향의 중심에 틱톡이 있었던 것이다. 15초 내외의 짧은 영상을 찍어 공유하며 즐기는 MZ세대의 취향을 제대로 겨냥했던 것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가수 지코가 ‘아무노래’를 발표하며 일부 안무를 따라하는 챌린지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도 이러한 숏확행 트렌드와 잘 맞아 떨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숏폼의 미래

이미 주요 트렌드로 성장한 숏폼콘텐츠는 앞으로도 진화하고 확산될 것이 예상된다. 10분, 10초 등의 길이뿐만 아니라 사용자와 전문가의 제작 경계도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희미해질 수 있을 것이며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등의 실감형기술이 활용되기도 할 것이다. 더불어 이러한 숏폼콘텐츠에 최적화된 짧고 임팩트 있는 광고솔루션도 만들어질 것이다. 다만 플랫폼과 기술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숏폼에 열광하고 소비하는 타켓층에 대한 이해일 것이다. 콘텐츠 제작에 있어서는 보다 넓은 타켓층을 대상으로 하는 레거시미디어의 콘텐츠와 달리 MZ세대 등 보다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하는 숏폼콘텐츠의 경우 해당세대가 선호하는 언어를 사용하고 공감대를 얻지 못한다면 널리 보여지기 어려울 것이다. 예를들면 인기 웹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 “전지적 짝사랑 시점”, “일진에게 찍혔을 때” 등은 20대 작가 심지어 연출, 감독까지 20대가 맡아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하였다. 물론 앞으로는 숏폼 콘텐츠를 소비하는 타켓층도 확대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MZ세대의 욕구와 트렌드

숏폼 콘텐츠를 소비하는 주요 타켓층인 MZ세대는 과거의 미디어는 ‘미디어가 사람들에게 무엇을 하고 있는냐’를 넘어서 ‘사람들이 미디어를 가지고 무엇을 하고 있는냐’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즉 MZ 세대 이용자는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미디어로서 숏폼 콘텐츠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숏폼콘텐츠를 단순한 정보추구, 여가선용뿐만 아니라 미디어 제작에 참여하고 본인을 나타내고 공유하며 심리적 욕구를 채워나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숏폼콘텐츠는 스낵컬처, 참여 및 공유 트렌드와 맞아 떨어져 MZ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키며 이들의 정신건강의 도움을 주는 긍정적이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