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감을 극복하려면

이형원 목사
전침례신학대학교총장

 

  1. 우울감(우울증)이란?

 

  코로나19 시대에 새롭게 만들어진 단어들이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 블루(Corona Blue)는 코로나19로 말미암아 경험하게 되는 우울감과 무력감을 뜻한다. 재택근무를 하거나 자가격리를 하는 중에 느끼는 외로움과 답답함, 가족들이 내내 함께 있으면서 생기게 되는 불화감으로 인한 스트레스,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렸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공포감 등을 포함하는 단어이다. 그런가 하면, 코로나 레드(Corona Red)는 코로나19로 말미암아 경험하는 심각한 우울감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표현하거나, 쌓여가는 내적인 분노를 주위 사람들에게 폭력으로 나타내는 경우이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생리적, 심리적, 사회적 요인 등)로 우울감을 경험한다. 보편적인 증상들로는, 계속되는 근심, 불안감, 답답함, 절망감, 죄책감, 무기력감, 불면감이나 지나친 수면, 의욕 상실, 식욕 감소, 체중 감소, 과식, 분노감, 두통, 소화기능 장애, 자살 충동 등이 있다. 살아가는 동안 여성은 네 명 중 한 명, 남자는 열 명 중 한 명이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1. 하나님의 치유 방법

 

  “마음의 감기”라고 부르는 우울증이 우리와 아울러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행복을 빼앗아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극심한 우울증이나 가벼운 우울감에서 벗어나 활기차게 활동할 수 있을까?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주위에서 우울감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을 만나면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 

  심각한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은 의사들과 상담하고 도움을 받는 일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그리스도인들은 치유의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손길을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성경 인물 중에서 극심한 우울증에 빠져 있을 때 하나님의 치료를 경험한 대표적인 인물이 있다면 예언자 엘리야이다. 열왕기상 18장에 의하면 그는 바알 예언자 450명과 아세라 예언자 400명 앞에서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이스라엘 백성을 선하게 인도하시는 유일하신 참 신이 여호와 하나님이란 사실을 입증했던 용감한 예언자였다. 아울러 삼 년 반 동안이나 가물었던 이스라엘을 위해 기도하여 비를 내리게 했던 기도 응답의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는 바알 숭배에 앞장섰던 왕후 이세벨이 자기를 죽이려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서 유다의 가장 남쪽 지역 브엘세바까지 도망을 가기에 빨랐고(왕상 19:3), 지금까지 자신이 이룬 것들에 대한 불만족감과 좌절감을 자기를 비하하는 말로 드러내었다: “나는 내 조상보다 조금도 나을 것이 없습니다”(왕상 19:4). 또한, 그는 육체적으로 탈진해서 잠들었고(왕상 19:4), 푸념의 말을 되풀이했으며(왕상 19:10, 14), 죽고 싶다는 말까지 하나님 앞에서 할 정도였다(왕상 19:4). 어제의 신앙적 영웅인 엘리야가 오늘은 극심한 우울증에 빠져버린 현상에 대해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들은 “아드레날린 과다 분비 우울증”으로 간주한다. 자기가 맡은 임무를 혼신을 다하여 이루고 난 다음에 경험하게 되는 공허감과 우울증을 엘리야도 경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면, 삶의 한 시점에 극심한 우울감에 빠져 있던 엘리야를 하나님께서는 어떻게 치료해주셨는가?

  (1) 엘리야가 극심한 우울감에 빠졌을 때, 그는 기도의 사람답게 하나님 앞에 기도했다. 비록 그의 기도 내용을 보면 우울증에 빠진 환자들이 일반적으로 하는 말처럼, 자신의 삶에 대한 불만족감과 좌절감을 표출하며 자기를 비하하면서 반복적인 푸념을 내뱉고 있지만, 그는 여전히 하나님 앞에서 기도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이러한 엘리야의 기도에 대해 하나님께서는 마치 정신과 의사가 우울증 환자를 상담하면서 하는 것처럼 그의 곁에서 묵묵히 들어주고 계셨다. 결코, 호통치지 않고 오랜 시간 주의 깊게 경청해주셨다. 죽여달라는 말을 해도 그냥 듣고 계셨다. 그래서 엘리야의 답답한 마음이 기도를 통해 풀어질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셨다(왕상 19:4).

  (2) 하나님께서는 기도하다가 지쳐서 잠이 든 엘리야를 천사를 통해서 어루만져 주시고 숯불에 구운 떡과 물을 제공해주셨다. 그래서 우울증에 빠져 있는 엘리야가 먼저 육체적으로 충분히 회복될 수 있게 해 주셨다(왕상 19:5-8).

  (3) 하나님께서는 엘리야에게 육체적인 회복을 제공하신 후에, 그를 일대일로 만나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게 하시고, 위로하는 음성을 듣게 하셔서 다시 한번 일어설 수 있게 해 주셨다(왕상 19:11-14).

  (4) 하나님께서는 엘리야가 과거에 이루어놓은 사역들을 되돌아보며 우울증까지 느끼고 있는 상황 속에서 그가 보람찬 미래를 살도록 하기 위해 새로운 소명을 주셨다(왕상 19:15-18).

  (5) 하나님께서는 엘리야와 함께 일할 수 있는 동역자들을 세워주셨다. 그의 제자 엘리사와 아울러 바알에게 무릎을 꿇지 않고 입을 맞추지도 않은 칠천 명의 사람들을 남겨두시고 엘리야와 함께 사역하게 해 주셨다. 그래서 엘리야가 더 이상 혼자 모든 일을 처리하다가 탈진을 경험하고 우울증에 빠지지 않게 해 주셨다(왕상 19:15-18). 

 

  1. 삶의 적용점

  그러면 우울증이나 우울감에 빠져 있을 때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적용할 수 있는 신앙적 교훈은 무엇인가?

  (1) 우울하게 만드는 사안들에 대해 하나님께 솔직하게 기도하라.

  (2) 가능한 한 많이 쉬어라. 많이 자고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라.

  (3)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라.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위해 기도하고 말씀을 묵상하 며,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예배에 참여하라. 

  (4) 하나님과 교회, 그리고 가족과 이웃을 위해 하나님께서 맡겨주시는 새로운 사명을 발견하여 이루어나가도록 힘써보라.

  (5) 성도들과 직장 동료들과 더불어 일하는 즐거움을 누려라.

  (6) 가족들과 이웃들이 우울증에 빠져 있을 때, 그들을 위해 하나님께서 보내신 천 사가 되어 육체적인 쉼과 회복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경청과 격려가 동반된 상 담으로 그들을 섬겨주라.